Curated by Kim Sung woo, Nostalgics on realities presents new and recent work by six contemporary artists: Jesse Chun, Eugene Jung, Yongju Kwon, Lee Hai Min Sun, Hwayeon Nam and Yooyun Yang. Following the three-person show Myths of Our Time in 2023, this group exhibition is the second at Thaddaeus Ropac Seoul to focus solely on Korean artists, highlighting their diverse contributions to Korea's thriving contemporary art scene.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2024년 1월 26일부터 3월 9일까지 현대미술 작가 6인의 단체전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2023년 1월 개최되었던 ⟪지금 우리의 신화⟫에 이은 두 번째 한국 작가 단체전으로, 한국 미술계와 작가들을 다양한 측면으로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김성우 큐레이터의 기획이 더해진 이번 전시에서는 각자만의 지형을 형성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에 다양한 기여를 해 온 작가 6인, 제시 천, 정유진, 권용주, 이해민선, 남화연, 그리고 양유연의 신작과 근작을 아울러 선보인다.
Paintings, drawings, sculptures and video are brought together across the first and second floors of the gallery in the exhibition's investigation of the relationships between reality, time and nostalgia. Here, the 'nostalgic' describes how fragmented images, objects, memories and experiences are recovered from the past to reconstruct visions of the present, as well as to project imagined futures.
갤러리 1층과 2층에 걸쳐 전시되는 회화, 드로잉, 조각, 그리고 영상 작품은 노스텔지어적 정서를 바탕으로 현재를 관통하는 시간을 새롭게 상상한다.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는 뒤섞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조금 다른 미래상(들)에 대한 전시이다. 여기서 '노스탤지어적(nostalgic)'이란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에 역행과 귀환의 태도로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재구성하는 파편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타인을 경유해 얻은 기억이나 경험, 과거로부터 얻은 정보나 오늘날 매체로부터 범람하는 정보와 이미지, 더 나아가 공식적인 기록으로부터 유실되고 삭제된 서사와 같은 것들로부터 추출된다.
The participating artists reconceive how we might engage with the world around us through our interactions with natural, manmade and digital environments, reflecting the contemporary conditions of today. Disrupting linear conceptions of time, they bring the past and present into dialogue to examine a range of alternate realities and possible futures through the unique lenses of their individual practices.
참여하는 작가들은 이러한 파편을 동원하여 미디어를 통해 통합, 제시되는 보편적 현실과는 다른 실재-현실을 가시화한다. 이는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현재를 충동하고 모종의 미래(들)에 대한 상상을 촉발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6인 작가들 고유의 시선과 언어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비선형적으로 엮인 상상적이거나 대안적인, 하지만 현실에 중첩하는 또 다른 실재-현실을 마주하길 기대한다.
Jesse Chun 제시 천
I've been employing the role of the artist as a translator to re-interpret found language, documents, and bureaucracies. [...] Whether it is what you decide to leave out, keep, abstract, or redact–it's the intention of the translator that determines new 'languaging.'
— Jesse Chun
나는 기존의 언어, 기록, 관료제를 재해석하는 번역가로서 아티스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무엇을 생략하거나, 유지하거나, 추상화하거나, 수정하거나 새로운 '언어'를 결정하는 것이 번역가의 의도이다.
— 제시 천
Interdisciplinary artist Jesse Chun (b. 1984) breaks language into visual and aural fragments to dismantle its embedded cultural and political power structures, particularly those relating to the traditional hierarchies established between English and non-Western languages. Pursuing acts of dismantling and decentralisation, Chun terms this process unlanguaging.
다학제적 연구를 기반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는 제시 천(b. 1984)은 언어를 시각, 청각 적 단편으로 분해함으로써 언어에 내재된 전통적인 계급구조, 특히 영어권과 비서구언어 권 간에 정립된 문화정치적 권력 구조를 해체한다. 해체와 탈중앙화를 구심으로 삼는 작가는 이 과정을 ‘언랭귀징(unlanguaging)’이라고 칭한다.
Jesse Chun 제시 천
score for unlanguaging (no.042623)
탈언어화의악보 (no.042623), 2023
Graphite, vellum paper, pigment, pins, artist's frame
33 x 26.7 cm (13 x 10.5 in)
A group of 'concrete poems' demonstrate her technique of cutting abstracted linguistic forms into paper to reimagine traditional Korean shamanic techniques, reasserting historically marginalised practices within her work.
'콘크리트 시'와 '악보'라고 명명 된 일련의 작품은 한국의 무속적 기법을 차용 및 재해석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역사적으로 소외되었던 기법을 활용하여 한지에 추상화한 언어 형태를 칼로 도려내듯 제 작하여 외면되었던 관습을 다시금 조명하고, 자신의 작품을 역사의 궤 안에 위치시킨다.
Jesse Chun 제시 천
시: concrete poem (no.111323), 2023
Graphite on hand-cut hanji (Korean mulberry paper), wood frame
155.5 x 87.5 cm (61.22 x 34.45 in)
Eugene Jung 정유진
Most images of explosions that appear in cartoons or virtual images are vast and intimidating [...]
I think that the fake landscapes of ruins I create are ultimately reflecting the reality we live in.
— Eugene Jung
만화나 가상 이미지에 나오는 폭발의 이미지는 대부분 크고 위압적이다. [...]
내가 만들어 낸 가짜 폐허 풍경도 결국엔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 정유진
Building alternate realities, Eugene Jung (b. 1995) creates post-apocalyptic environments with sculptural works and installations that respond to the disasters of our time. Building the forms of her ruined structures from scratch, she often employs a cartoon-like style to consider how catastrophes are sensationalised in the media and popular culture, illuminating, in turn, the complex relationships between reality and its construction.
대안적 현실을 구축하는 정유진(b. 1995)은 조각과 설치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재앙에 감응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환경을 구현한다.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폐허의 풍경은 때에 따라 만화적 요소가 더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미디어나 대중문화에서 이미지로써 소 비되는 재앙이 어떻게 감각되는지 사유하기 위함이며 더 나아가 현실과 구조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성을 조명하는 것이다.
Eugene Jung 정유진
Earthmovers-pouring, 2024
Corrugated metal sheet, paper, black ink
266 x 191 x 210 cm (104.72 x 75.2 x 82.68 in)
Eugene Jung 정유진
Earthmovers-lifting, 2024
Plastic sheet, stainless steel, stainless steel hose bands, rust activator
273 x 270 x 360 cm (107.48 x 106.3 x 141.73 in)
Eugene Jung 정유진
Earthmovers-pushing, 2024
Galvanized steel sheet, stainless steel, metallic surfacer, graphite
90 x 220 x 120 cm (35.43 x 86.61 x 47.24 in)
Yongju Kwon 권용주
Labour and art that exist in our everyday life are inseparable. The labour that I try to portray through my work is the experience I have lived, and these are the means of survival of those living in the same era.
— Yongju Kwon
일상 속에 존재하는 노동과 예술은 서로를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려 하는 노동은 내가 살아왔던 경험이며, 이런 것들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생존 모습이다.
— 권용주
Reflecting his sustained investigation into labour and artmaking, Yongju Kwon (b. 1977) repurposes everyday objects and industrial materials to capture the minutiae of life through his sculptural practice.
예술과 노동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권용주(b. 1977)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사물이나 산업물을 작가적 소재로 활용함으로써 삶의 모습을 포착, 조각 작품으로 재구성한다.
Yongju Kwon 권용주
Sling Belt 1"-3M, 2"-4M
슬링벨트 1"-3M, 2"-4M, 2022
H-beam, sling belt, jesmonite
Each 145 x 35 x 35 cm (57.09 x 13.78 x 13.78 in)
Yongju Kwon 권용주
Casting 24-1, 2023
Belt, rope, steel, plaster, pigment
120 x 90 x 30 cm (47.24 x 35.43 x 11.81 in)
Yongju Kwon 권용주
Casting 24-2, 2023
Plaster, wood, acrylic coated fiberglass mesh
210 x 122 x 19 cm (82.68 x 48.03 x 7.48 in)
Kwon reimagines the traditional activity of seokbujak in which orchids are planted onto rocks to create microcosmic scenes of nature. Kwon replaces the rocks with poured concrete shaped into rugged, cliff-like forms to playfully intersect ideas relating to work, play and the natural and manmade worlds.
작가는 야생초나 난 등의 식물을 돌에 부착하여 자연의 모습을 재현하는 일종의 취미 행위인 ‘석부작’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돌 대신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울퉁불퉁한 절벽과 같은 형태로 만들고, 그 위에 빗자루나 대걸레 등의 일상 소재를 얹어 노동과 놀이, 그리고 자연과 인공 세계를 병치하는 흥미로운 풍경을 구현한다.
Yongju Kwon 권용주
Mounting On Rocks
석부작, 2016
Orchid, cement, discarded paper, eggbox panel
61 x 31 x 29 cm (24.02 x 12.2 x 11.42 in)
Lee Hai Min Sun 이해민선
I have been drawing a lot about the meeting point of human and nature, artificiality and nature.
— Lee Hai Min Sun
인간과 자연, 인공과 자연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많은 드로잉을 해왔다.
— 이해민선
In drawings, paintings and experiments with photographic materials, Lee Hai Min Sun (b. 1977) understands her landscapes to be sites within which she is able to project her emotions and existential enquiries about the human condition.
이해민선(b. 1977)은 드로잉과 회화, 그리고 사진적 재료를 활용하는 실험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작가는 그가 구현하는 풍경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고, 더 나아가 이를 인간 조건에 대한 실존적 물음을 제기하는 하나의 통로로 삼는다.
Lee Hai Min Sun 이해민선
Still-life
고요한 삶, 2024
Acrylic paint on photographic paper
74 x 80 cm (29.13 x 31.5 in)
Lee Hai Min Sun pursues an interest in how the world might be encountered through the body using a rich variety of techniques, including creating pencil rubbings from the bark of a tree to convey the texture of the skin of a figure’s face.
그는 신체를 통해 세상과 조우하는 방식에 대한 사유의 일환으로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는데, 나무의 몸통에 종이를 대고 연필로 문질러 그려내는 인물 초상 작업이 그 대표적 예이다.
Lee Hai Min Sun 이해민선
Cast
나오는 사람 _ 사이, 2013
Casting, pencil on paper (frottage on trees)
30 x 30 cm (11.81 x 11.81 in)
Lee Hai Min Sun 이해민선
BIG BOX, 2015
Chemicals on photograph
68.5 x 56.5 cm (25.94 x 21.34 in)
Hwayeon Nam 남화연
Thoughts about existence eventually lead to thoughts about predestined extinction... and I would like to pay sensitive attention to them.
— Hwayeon Nam
현존에 대한 생각은 결국 예정된 소멸에 대한 생각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예민하게 주의를 쏟고 싶은 것들이다.
— 남화연
The passage of time is a central concern in the interdisciplinary and deeply research-based practice of Hwayeon Nam (b. 1979) as she explores historical and future narratives ranging from modernist dance to space exploration.
In Relentless Enthusiasm the artist bridges terrestrial and cosmic realms, intertwining pre- and post-civilisation imagery with visions of unknown spatiotemporal realms. Scenes of hands covered in fruit juice, the act of a mouth swallowing fruit, and the landscape of a food waste disposal site are dialectically juxtaposed, creating powerful visual imprints that evoke another temporal and spatial dimension.
예술적 실천으로서의 연구를 기반으로 역사적 서사를 추적하는 남화연(b.1979)은 현대무용에서부터 우주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데,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축은 시간의 속성이다.
<과도한 열정>은 지상과 우주를 연결하고, 문명의 이전과 이후, 경험한 적 없는 시공의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과즙으로 뒤덮인 손, 과일을 삼키는 얼굴의 움직임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의 풍경은 강렬한 시각적 인상과 함께 변증법적으로 병치되고, 모종의 시공을 촉발하는 이미지로 연장된다.
Hwayeon Nam 남화연
Relentless Enthusiasm
과도한 열정, 2024
Single-channel video, sound
7 minutes
Nam’s corroded copper plates evidence her processual way of working, standing as a record of the durational transformation of the metal as it becomes increasingly textural in nature and acquires an almost topographical quality.
영상 작품과 함께 전시되는 부식된 동판 작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자연적 질감과 더불어 지형학적 특질을 띠게 되는데, 이는 과정 기반의 작업 방식을 취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Yooyun Yang 양유연
I've noticed that when we revisit everyday moments, they can acquire a heightened sense of drama and meaning beyond their original context. This is why I often revisit old pictures, trying to see them from different perspectives at each moment.
— Yooyun Yang
나는 일상의 순간을 다시 볼 때 원래의 맥락을 넘어서는 드라마틱한 감동과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오래된 사진을 자주 다시 보며 매 순간 다른 관점에서 보려하는 이유이다.
— 양유연
Exploring what she describes as the present ‘age of anxiety’, Yooyun Yang (b. 1985) creates large, painted compositions of figures and isolated objects on jangji, a traditional handmade Korean paper derived from mulberry tree bark.
오늘날을 ‘불안의 시대’라 묘사하는 양유연(b. 1985)은 장지(닥나무나 뽕나무 껍질로 제작되는 한지의 일종)에 고립된 사물이나 인물을 확대하여 담아낸다.
Yooyun Yang 양유연
Flash
섬광, 2024
Acrylic on Korean paper (jangji)
148 x 209 cm (58.27 x 82.28 in)
Exploring the dramatic potential of light and shadow, Yang evokes a sense of nostalgia through the cinematic, hazy quality of her enigmatic paintings and the unexpected perspectives she offers of her subjects, which are achieved through close crops of her original photographic source material.
장지에 먹먹하게 스며들어 흐릿하고도 모호한 질감으로 자리하는 이들은 묵직한 노스탤지아의 감정을 자아낸다. 어딘가 비뚤어진 듯, 범상치 않은 시선으로 그려진 일련의 대상들은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 안에서 더욱 고조된다.
About the curator
Kim Sung woo is a Seoul-based curator and writer. Following an MFA in Curating at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in 2014, he led the curatorial projects, exhibitions and management of Amado Art Space, a not-for-profit space in Seoul, as its chief director (2015-19). He was appointed as a curator for the 12th Gwangju Biennale (2018) and acted as a curatorial advisor for the Busan Biennale (2020) and SongEun Art Space (2019). In 2022, he launched the curatorial space Primary Practice in Seoul and, most recently, curated a film program with Frieze Seoul, Frieze Film 2023: It was the way of walking through narrative.
김성우는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큐레이터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의 비영리 예술공간인 아마도예술공간의 책임 큐레이터로 전시와 운영을 총괄하였다. 또한, 그는 공동 큐레이터로 2018년 제 12회 광주비엔날레를 기획했고, 2019년 송은아트스페이스와 2020년 부산 비엔날레의 큐레이토리얼 어드바이저를 역임한 바 있다. 2022년에는 비영리 큐레이토리얼 스페이스 '프라이머리 프랙티스'를 설립하였으며, 최근에는 프리즈 서울과의 협업으로 영상 작품을 조명하는 '프리즈 필름 2023'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