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이미지와 시간의 철학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 • Paris • Salzburg • Milan • Seoul © Alex Katz / ARS, New York 2026 Photo: Jeon Byung Chul
ART&BIZ에 실린 칼럼

이미지와 시간의 철학 평면의 표면이 뿜어내는 깊이 : 알렉스 카츠의 경쾌함이 동시대(Contemporary) 21세기 미감과 공명하는 이유

16 June 2026

정현주 기자

알렉스 카츠의 화면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시각을 자극하는 것은 단연 빛을 머금은 듯한 산뜻하고 명료한 색감이다. 그의 색채는 복잡한 명암 대조나 텁텁한 붓질의 흔적을 지워낸, 극도로 정제된 평면적 색면으로 존재한다. 카츠는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과감한 모노크롬 배경 위에 인물을 배치하거나, 뉴욕의 햇살을 고스란히 투영한 듯한 투명하고 밝은 파스텔톤과 원색을 교차 사용한다.

전후 미국 미술계를 지배했던 추상표현주의의 색채가 화가의 실존적 고뇌, 내면의 불안, 심연의 무거움을 담아내는 ‘중력의 색채’였다면, 카츠의 색채는 그러한 역사적·심리적 무게감을 단숨에 증발시키는 ‘무중력의 색채’이다. 그는 회화가 반드시 인간의 비극이나 영성(Spirituality)을 증명해야 한다는 모더니즘적 강박에서 벗어났다. 대신 눈앞에 존재하는 대상의 외양과 그를 둘러싼 공기의 온도를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카츠의 회화가 지닌 또 다른 핵심적 성취는 화면을 구성하는 과감하고 변칙적인 레이아웃에 있다. 그의 초상화들을 살펴보면 인물의 정수리가 과감하게 잘려 나가거나, 얼굴의 특정 부분만이 캔버스 전체를 가득 채우는 클로즈업(Close-up) 구도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물들은 화면의 중앙을 벗어나 가장자리에 걸쳐 있기도 하고, 거대한 크기로 확대되어 관람객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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