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가 주인공이 될 때 알렉스 카츠 《Studies》
최수영 기자
타데우스 로팍 서울이 8월 1일까지 여는 개인전 《Studies》는 그 결론에 이르기 전의 상태를 보여준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그가 그려온 소형 연구작들, 보통은 작업실에 남고 마는 그림들이 이번엔 전시장의 주인공이다. 2022년 《Flowers》에 이은 갤러리의 두 번째 카츠 개인전이다.
전시의 핵심은 이 작은 그림이 어떻게 커지는지를 나란히 보여준다는 데 있다. 카츠의 공정은 의외로 고전적이다. 연구작에서 빛을 붙잡고, 드로잉으로 다듬고, 밑그림 윤곽을 따라 구멍을 뚫어 가루 안료를 두드려 옮기는 르네상스 기법 '폰싱'으로 확대한 뒤 대형 캔버스로 완성한다. 〈백합을 위한 연구〉(2025)에서 떨리듯 흔들리던 꽃잎은 대형 회화 〈백합 6〉에서 장엄하고 투명한 형상이 된다. 눈여겨볼 것은 손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첫 인상은 열 배 가까이 커진 화면에서도 무뎌지지 않는다.
인물 연구작은 다른 감각으로 읽힌다. 〈니키〉(2006)에서 카츠는 얼굴을 바짝 당긴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시선을 붙잡는데, 흐릿한 붓질로 처리된 도드라진 치아는 벨라스케스의 〈데모크리토스〉를 떠올리게 한다. 〈엠마를 위한 연구〉(2015)에서 인물의 윤곽을 타고 스며드는 노란 색조는 후광처럼 보인다. 속도를 택했다고 해서 정밀함을 포기한 적은 없다는 사실이, 이 작은 화면들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