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바르고 깎아내며 나눈 회화적 대화 《마음의 눈》
김성화 에디터
전시 <마음의 눈>에서는 뉴욕의 조안 스나이더, 런던의 메간 루니, 파리 한 빙 등 3인의 작품 16여 점을 소개합니다. ‘서사적 추상’으로 미국 여성주의 미술의 이정표를 세운 조안 스나이더는 ‘스튜디오 노트’(2025)의 손자국과 손 글씨 같은 개인적 흔적 아래 반짝이는 연못을 배치해 화면 내부에 깊이를 더하며 자전적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신을 화면 위를 배회하다 이착륙을 반복하는 비행기라고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는 메간 루니는 캔버스에 물감과 파스텔, 오일 스틱을 쌓고, 전동 샌딩기로 깎아내기를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하죠. 그녀가 자유롭게 활강한 ‘골짜기와 언덕 너머’(2026) 같은 최신작에서는 작가와 회화 사이 내밀한 대화의 시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 중인 한 빙 역시 쌓기와 덜어내기를 반복해 작품을 완성하는데, 그녀에게는 파리 지하철역의 포스터나 광고지가 회화 재료죠. 한 빙은 종이를 겹겹이 붙이거나 찢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사라지는 형상에 주목해, 도시의 중첩된 풍경처럼 경계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전시는 세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시각언어의 고유성을 더 선명히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