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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지난 4월 작고한 현대미술계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의 생애 후반기 10년을 집약적으로 조명하는 개인전 ⟪손끝에서 (Per Mano)⟫를 개최한다. 생전 작가와 긴밀히 협업하여 구상한 본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모노타이프 회화 연작 ⟨그림자(Schatten)⟩(2020)와 ⟨어둠과 황금빛(Darkness Goldness)⟩(2019)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그림자⟩ 연작은 이스탄불 사킵 사반치 미술관(Sakıp Sabancı Museum, Istanbul, 2024년)과 빌바오 미술관(Museo de Bellas Artes de Bilbao, 2025년) 전시 이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두 연작 모두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기념비적인 ⟨아비뇽(Avignon)⟩ 연작을 기점으로,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했던 작가의 궤적을 보여준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지난 4월 작고한 현대미술계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의 생애 후반기 10년을 집약적으로 조명하는 개인전 ⟪손끝에서 (Per Mano)⟫를 개최한다. 생전 작가와 긴밀히 협업하여 구상한 본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모노타이프 회화 연작 ⟨그림자(Schatten)⟩(2020)와 ⟨어둠과 황금빛(Darkness Goldness)⟩(2019)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그림자⟩ 연작은 이스탄불 사킵 사반치 미술관(Sakıp Sabancı Museum, Istanbul, 2024년)과 빌바오 미술관(Museo de Bellas Artes de Bilbao, 2025년) 전시 이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두 연작 모두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기념비적인 ⟨아비뇽(Avignon)⟩ 연작을 기점으로,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했던 작가의 궤적을 보여준다.

⟨그림자(Schatten)⟩ 연작은 티치아노(Tiziano Vecellio)의 ⟨대주교 필리포 아르킨토(Archbishop Filippo Archinto)⟩(c. 1558,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티치아노의 원작은 묘사된 인물을 베일로 과감하게 가린 화면 구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바젤리츠는 그 인물 뒤편으로 드리운 곡선형 그림자에 매료되었다. 바젤리츠는 각 캔버스 좌측에 이 그림자를 뒤집어 배치하며 반복적으로 반추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1969년 이후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상하 반전 도상에 대해 큐레이터 파멜라 슈티히트(Pamela Sticht)는 "작가는 이미지에 '반권위주의적' 접근 방식을 적용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존재론적 전환을 유발하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이끌어낸다"고 설명한다. 미술사학자들은 작가의 반전된 화면 구성을 성 베드로의 십자가 형벌(Crucifixion of Saint Peter) 도상에 비유하기도 했으나, 그가 추구했던 것은 형태적 맥락을 철저히 해체하는 것이었다. 이는 독일 분단 당시 소련이 승인한 사회주의 리얼리즘(Socialist Realism)과 서구의 현실도피적 사조가 확고히 자리 잡고 있던 시기에, 구상과 추상 사이의 엄격한 경계를 과감히 허무는 시도였다.

⟨그림자(Schatten)⟩ 연작에서 찾아볼 수 있듯, 화면 중앙에 집중된 작가의 고유한 필치와 특유의 손짓이 자아내는 역동적인 속도감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윌렘 데 쿠닝(Willem de Kooning)을 연상시키는 유연함, 모노타이프 기법이 지닌 독창적인 조형적 변주, 그리고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작업 방식으로 인한 물감 자국들은 추상화에 대한 작가의 실험적 면모를 방증한다. 고도의 신체적인 작업 과정 속에서 작가는 틀을 짜지 않은 캔버스 천을 바닥에 깔고 그림을 그린 뒤, 그 위에 젯소 칠로 마무리한 최종 캔버스를 겹쳐 놓고 빗자루를 이용해 강하게 압착하여 이미지를 전사한다. 각 작품에서는 화면 속 뒤집힌 두개골의 형상이 각기 다른 선명도로 떠오르는데, 이는 한스 홀바인(Hans Holbein)의 대표작 ⟨대사들(The Ambassadors)⟩(1533,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 소장)에 등장하는 왜곡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떠올리게 한다. 또렷한 윤곽으로 드러나는 두개골의 기하학적 형태는 아프리카 고전 조각, 특히 송예(Songye) 부족의 주술 조각상에 매료되었던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1960년대 초작 ⟨판데모니움(Pandämonium)⟩부터 대형 조각 작품 ⟨제로 엔데(Zero Ende)⟩(2013)에 이르기까지 바젤리츠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주요 모티프인 두개골은, 이번 연작에서 은밀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작품을 강렬하고도 예지적인 바니타스(vanitas)로 승화시킨다.

함께 전시되는 ⟨어둠과 황금빛(Darkness Goldness)⟩ 연작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삶의 유한함과 깊이 맞닿아 있다. 거대한 황금빛 손은 칠흑 같은 배경 속을 유령과 같이 유영하며 숭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는 대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the Elder)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본 작품들은 작가의 초기 연작 ⟨P.D. 발(P.D. Füße)⟩(1960–63)에서 대담하게 표현한 절단된 사지, 또는 ⟨영웅(Helden)⟩(1965–66) 연작 속 비대해진 신체적 표현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세월의 흔적으로 한층 여려진 듯 하면서도 특유의 과감한 표현력은 잃지 않은 작가의 손을 담아낸다. 미술사학자 호세 마리아 파레뇨(José María Parreño)는 "골관절염으로 인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변형된 마디진 손은, 포트리에(Jean Fautrier)의 ⟨인질(Otages)⟩ 연작 속 얼굴들처럼 세월과 노동에 마모된 살점과 같다”고 묘사한다. 모노타이프 전사 기법으로 더욱 극대화된 각각의 도금된 손은, 마치 환영과 같이 아른거리는 느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작가는 "나는 깊은 곳, 그 어딘가에서 떠오르는 환영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떤 때에는 뼈대만 남은듯 보이며 때론 황금빛 물감이 스미고 번지며 그의 예술 세계 속으로 덧없이 사라지는 듯하다. 큐레이터 베르나르 블리스텐(Bernard Blistène)는 "작가 자신의 작업이 지닌 초월성과 화가의 관계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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