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쿠레쉬

임란 쿠레쉬(Imran Qureshi)는 16세기 무굴 미니어처 미술의 전통에 기반하여 동시대 작업을 발전시켰으며, 종이에 구상과 추상, 기념비적인 회화, 장소 특정적인 설치 작품을 아우른다. 쿠레쉬의 작품은 전통적인 모티브와 기법을 현재 이슈와 동시대 추상화의 형식적 언어와 독특하게 조합한다. 또한 전례 없는 디테일함과 액션 페인팅을 연상시키는 제스처의 에너지 사이를 오가며 전통적인 모티프와 기술, 상징주의를 개념적인 아이디어와 결합한다. 그의 작품은 금박으로 만든 잎과 붉은 아크릴 물감 사용을 특징으로 한다. 금박 잎의 광채는 천체를 암시하고, 이와 대조적으로 강렬한 붉은 빛으로 장식된 덩굴 모티프는 인체의 연약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쿠레쉬의 연약한 아름다움은 현대 삶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인 고찰에 의해 조절된다. 붉은색은 우리의 혈관에 흐르는 생명선을 명백하게 암시하고, 반면 꽃 모티프는 재생과 성장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폭력과 아름다움 또는 죽음과 재생처럼 작품에서 탐구하는 이원성 사이에는 균형 감각이 유지되며, 이는 적대적이면서 동시에 서로 얽혀 있는 힘으로 표현된다. 작가에게 ‘물감에서 피어난 꽃은 그동안에 있었던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희망을 나타낸다.’ 현재의 현실을 재현하기 위해 미니어처 페인팅의 재현적 기술을 사용한 쿠레쉬의 작업은 새로움과 정통함이 매일같이 충돌하는 세계의 마찰에 대해 부분적으로 언급한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 작가인 쿠레쉬는 현재 파키스탄 라호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작가는 라호르의 국립예술대학(National College of Arts in Lahore)에서 미니어처 페인팅을 공부했으며, 현재 그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파키스탄의 가장 중요한 예술가 중 한 명인 그는 건축 공간을 포함하여 건물의 역사적 또는 정치적 중요성을 언급하는 장소 특정적인 설치 작품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2011년 샤르자 비엔날레(Sharjah Biennial)를 위해 제작된 <Blessings Upon the Land of My Love>와 2012년 시드니 비엔날레(Biennale of Sydney)를 위해 제작된 <They Shimmer Still>이 그 예이다. 2013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옥상 정원(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s Roof Garden Commission, New York)에 설치할 대규모 장소 특정적인 작품을 제작했다. 같은 해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올해의 예술가 상을 받았고,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체방크 미술관(Deutsche Bank Kunsthalle, Berlin)에서 유럽에서의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 외에도 런던의 바비칸 센터(Barbican Centre, London, 2016)와 올보르 현대미술관(Kunsten Museum of Modern Art, Aalborg, 2016)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워싱턴 국립 대성당(Washington National Cathedral, Washington, D.C., 2018)과 아부다비의 알 아인 지역(Al Ain, Abu Dhabi, 2018) 등 에서 장소 특정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