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몸을 조각한 것이 아니라 ‘존재’를 조각한 사람
Installation view, Antony Gormley: Geestgrond at KSKMA, Antwerp, 2026. Photo: Sanne De Block
디자인정글

몸을 조각한 것이 아니라 ‘존재’를 조각한 사람 안토니 곰리 특별전 ⟪Geestgrond⟫

24 July 2026

정석원 기자

벨기에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KMSKA)에서 열린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1950~ )의 특별전  ⟪Geestgrond⟫를 만났다.

이번 KMSKA 전시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완성된 작품만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한 예술가가 반세기 동안 어떻게 생각하고, 실험하고, 실패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왔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창작의 아카이브였다.

한 권의 작은 스케치북에는 몇 줄의 선으로 인간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었다. 그 단순한 낙서가 시간이 흐르며 거대한 철 구조물이 되고, 수 미터 높이의 조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는 순간 창작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조각전이라기보다 창작자의 작업실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했다. 

스케치 하나도, 실패한 실험도, 재료를 만져본 흔적도 모두 작품의 일부였다. 조각을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 창작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전시였다.

좋은 예술가는 작품을 만든다. 위대한 예술가는 사고하는 방식을 남긴다.

안토니 곰리는 자신의 조각보다 더 큰 유산으로, ‘몸으로 생각하는 법’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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