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하룬 파로키 《What Is Seen, What Is Made.》
ⓒ Harun Farocki, Parallel Ⅰ
Museum Exhibitions

하룬 파로키 《What Is Seen, What Is Made.》 부산 디오티미술관에서 개최

23 April—25 July 2026
디오티미술관, 부산

디오티미술관은 2026 년 첫 전시로 하룬 파로키의 주요 작업을 소개하는 《What Is Seen, What Is Made.》를 선보인다.

이미지는 오랫동안 세계를 재현하는 매체로 이해되어 왔다.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읽어낸다고 믿는다. 이때 이미지는 하나의 창처럼 작동하며, 세계를 투명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하룬 파로키의 작업은 이러한 전제를 근본적으로 흔든다. 그의 작업에서 이미지는 중립적인 기록이 아니라, 선택되고 배열되며 만들어진 결과로 드러난다. 영화 장면, 산업 영상, 감시 이미지, 디지털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시각 자료는 분해되고 다시 구성되며, 그 안에 작동하는 질서와 관계를 드러낸다. 이로써 이미지는 더 이상 ‘무엇을 보여주는가’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가’의 문제로 이동한다.

오늘날 이미지 환경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감시 시스템, 자동화된 산업 환경, 디지털 시뮬레이션 속에서 이미지는 인간의 시선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처리하고 분석하며,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체계의 일부로 작동한다. 이 작동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지속된다. 하룬 파로키는 이를 ‘작동하는 이미지(Operational Image)’로 설명한다. 이미지는 더 이상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현실을 조직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조건은 장소의 맥락 속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부산은 이동과 정착, 생성과 소멸의 시간이 겹쳐 형성된 도시로, 하나의 풍경 역시 단일한 현재가 아니라 여러 시간과 층위가 겹쳐진 결과로 존재한다. 도시의 장면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되고 축적되며 구성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구조는 이미지가 작동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으며, 우리가 보고 있다고 믿는 장면 역시 하나의 체계로 다시 인식된다.

총 6 점의 미디어 작업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이러한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이미지의 선택과 시선에서 출발해, 영화 장면이 구성되는 방식과 도시를 조직하는 시각 체계를 거쳐,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가상 이미지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반복과 축적 속에서 형성되는 역사적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작업들은 하나의 연속적인 맥락 속에서 연결된다.

이 흐름 속에서 관람객은 이미지를 바라보는 위치에서 벗어나, 그 구조 속에 놓인 존재로 이동하게 된다. 전시 공간을 따라 이어지는 경험은 익숙한 시각적 인식을 다시 보게 하며, 이미지가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고 작동시키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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