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깨우는 조각 안토니 곰리 인터뷰
에디터: 손안나, 글: 전종혁
안토니 곰리의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타데우스 로팍 서울과 화이트 큐브 서울, 뮤지엄 산, 그리고 미국의 내셔 조각 센터에 관한 인터뷰가 하퍼스 바자 아트 코리아 통권 28호에 실렸다.
한국에서의 전시 오픈을 마친 안토니 곰리의 조각 세계는 여전히 깊은 여운을 남기며, 현재 미국 내셔 조각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대규모 회고전 《SURVEY》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타데우스 로팍, 화이트 큐브, 그리고 원주의 뮤지엄 산에서 펼쳐진 전시는 인간의 신체를 인식과 상상의 원천으로 바라보며, 형태와 공간, 그리고 의식이 맞닿는 풍부한 지점을 보여주었다.
인터뷰에서 곰리는 지난 45년간 스스로에게 던져온 질문, “조각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What is sculpture good for?)”를 다시 되새긴다. 그는 초기작 〈Footpath〉와 〈Blanket Drawing V〉를 비롯해 최근 작업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조각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경험과 존재의 생생한 표현’으로 확장시킨다. 댈러스와 서울에서 이어진 그의 시도들은 인간과 환경이 서로를 만들어가는 관계를 탐구하며, 신체와 건축, 자연이 하나의 유기적 흐름 속에서 호흡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몸은 인간의 첫 번째 거처이며, 도시는 우리의 두 번째 몸”이라고 말한다. 서울에 위치한 타데우스 로팍과 화이트 큐브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Inextricable)》 에서는 갤러리와 도시의 경계를 부드럽게 잇고, 관람객이 공간 속에서 신체적 감각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도록 이끈다. 한편, 뮤지엄 산의 《Drawing on Space》는 수십 개의 원형 철 구조물로 구성된 공간 속에서 관람객이 직접 이동하고 체험하며, 조각을 ‘환경이자 여정’으로 경험하도록 한다.
곰리에게 조각은 시각, 촉각, 상상이 함께 작동하는 예술이다. 그의 작품은 물질과 감각의 만남을 통해 인간이 세계 속에서 살아 있는 존재임을 일깨우며, 예술과 공간, 그리고 신체가 조화롭게 공명하는 순간을 찬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