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실험 작가 이강소
Portrait of Lee Kang-So. © Marie Claire Korea. Photo: Kim Cham
마리끌레르 코리아

실험 작가 이강소 이강소 작가 화보와 인터뷰

4 September 2024

Edited by 유선애
Written by 이소영

"주위에서 이번 개인전이 팔순이자 화업 51주년의 선물이라고 하는데, 나는 난도질당하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습니다."

오는 10월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을 앞둔 이강소 작가를 작업실에서 만났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한국실험미술 1960-1970(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전시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거쳐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에 가서 직접 전시를 본 감회가 특별하실 것 같아요. 

혼자 가만히 생각해보면 감동스러워요. 내가 1943년생이고 내 나이 연배는 우리나라 건국 이후 교육을 받은 첫 세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1949년 초등학교에 입학해 한국 정부에서 편찬한 교과서로 배우고, 1950년에 6·25전쟁이 일어나 야외 숲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겪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미군 부대 PX를 통해 서적이나 <라이프> 잡지를 즐겨 보았는데, 잡지에서 윌리엄 드 쿠닝의 액션페인팅을 본 기억이 납니다. 선배들은 일어가 능통하니까 현대미술 운동 이후 일본 화단과 교류했지만, 우리 세대는 영어를 조금하니까 서구 정보에 익숙했지요. 그러다 보니 선배 세대는 일본 유학파가 많았는데, 일본은 서구 유럽의 영향을 받았기에 서양미술을 일본식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우리나라도 향토적 미술의 경향이 있었지만, 서구 미술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 실정에 맞는 미술을 하고자 했습니다. 서구 미술을 접했던 초창기 세대가 한국 현대미술 형식을 구현했다고 해서 세계적 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를 한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10월에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으로 세계 미술계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미술관 전시를 준비할 때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지금의 국립현대미술관은 긍정적으로 또 달라졌다고 봅니다. 학예연구사와 여러 구성원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우리 세대와 의식이 다르게 상당히 전문적입니다. 그래서 내 작품을 보여주고 모든 전시 구성을 다 맡겼습니다. 완전히 맡겨보니 기분이 좋고 신선합니다. 또다시 나를 배우는 기분입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좋은 기회구나 싶어요. 타자가 내 작업을 어떻게 보는지 기대되고, 그들이 어떻게 전시를 구성할지 설렙니다. 작업이라는 것이 꼭 기존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전개되어도 좋은 것이지요. 그래서 전시와 작품이 새로운 형식으로 구현된다 면 금상첨화지요.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은 회고전 형식인가요? 

네, 아직도 논의하는 중인데 회고전에 가깝습니다. 2025년 가을에 개인전 2부가 대구미술관으로 이어집니다. 일부러 개인전을 1, 2부로 나눈 것은 아니고, 화업 50주년을 정리하는 의미의 개인전이다 보니 두 미술관의 제안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두 전시 구성 모두 내가 직접 개입할 것은 아니고, 미술관 구성원들이 열심히 연구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인생을 사는 것이고, 미술 세계의 전개입니다. 전시 제목을 어떻게 할지, 미술관에서 여러 의견을 묻는데 믿고 맡길 작정입니다. 주위에서 이번 개인전이 팔순이자 화업 51주년 선물이라고 하는데, 나는 난도질당하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습니다. 회고전에 가깝지만 신작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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